영화 이야기

영화 소나티네 (1993) 줄거리 결말포함 기타노 다케시

nowiwon 2021. 2. 26. 20:23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소나티네 (1993)"

별점 -★★★★

 

   주인공 "무라카와"는 폭력에 찌든 야쿠자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지만 두목의 명령으로 나카마츠를 돕기 위해 오키나와로 향한다. 별 탈 없이 끝날 분쟁이라는 두목의 말과 달리 나카마츠와 대립하는 아난구미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자신의 부하들이 죽어나가자 위기를 느끼고 살아남은 나카마츠와 함께 인적이 거의 없는 해변가의 작은 집으로 도피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천진난만한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킬러에 의해 나카마츠가 살해당하고 사실 두목이 자신의 구역을 노리고 아난구미와 짜고서 자신들을 함정에 빠뜨린 것이 었다는 것을 깨닫고 분노한 무라카와는 홀로 적들의 회합 장소에 쳐들어가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버린다. 모든 것이 끝난 후 무라카와는 차 안에서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대고 방아쇠를 당긴다.

 

"무라카와" 역 기타노 다케시

   오키나와의 해변에서 부하들과 러시안 룰렛을 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처음에는 부하들과 장난처럼 러시안룰렛을 하지만 사실은 총알이 없는 빈 총인 장면이고 그 이후에 무라카와는 꿈속에서 다시 부하들과 러시안룰렛을 하게 되는데 전과는 달리 총알이 발사되어 무라카와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게 된다. 재밌는 점은 두 가지 장면 모두에서 머리에 총을 겨눈 무라카와는 웃는 표정을 짓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에게는 늘 죽음이 가까이 있는 것이고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죽음에 대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생각을 보여주는 명장면이라 생각한다.

 

"나카마츠" 역 테라지마 스스무  "무라카와" 역 기타노 다케시

   이 영화는 다른 느와르 영화들 과는 달리 총격신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총을 쏘는 사람을 하나같이 무표정하고 움직이지 않고 곧게 서있는 상태로 총을 발사한다. 총에 맞은 사람 또한 괴로워하는 모습이나 두려움에 몸을 떠는 장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죽음에서 고통을 발라내고 죽음 자체를 관념적으로 바라보는 감독의 가치관이 반영된 연출이라 생각된다.

 

   "가는데 순서없다"는 말이 있는 듯 죽음은 모두에게 공평한 것이다. 갑작스럽게 찾아와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도 있고 모든 것을 누리고 즐기도록 기다려 준 후에 편안하게 눈을 감도록 해줄 수도 있다. 하여튼 사람은 죽는다. 이것을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인생을 아무 의미가 없다 라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 영화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죽음이 바로 내일 찾아오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순간을 즐기며 자신의 할 일을 하라는 의미를 일깨워 주는 영화지 않나 싶다.

 

   "기타노 다케시"는 이 영화 이후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정말 죽을 위기에 처해진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