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트레인스포팅 (1996) - 거짓없는 청춘들의 뜀박질

nowiwon 2021. 2. 25. 17:12

대니 보일 감독의 "트레인스포팅 (1996)"

별점 - ★★★☆

 

   주인공 "마크 랜튼"과 그의 친구들 스퍼드, 식 보이, 벡비, 앨리슨은 한데 어울려 약을 한다. 마크 랜튼은 약을 끊기로 마음 먹지만 여러 사건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간다. 다시 약을 시작한 랜튼과 그의 친구들은 앨리슨의 아기가 기어 다니다가 약을 집어먹고 죽은 것을 발견하고 절망에 빠져 그 절망을 잊기 위해 약을 하는 등 약에서 벗어나고자 하여도 벗어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이후 랜튼은 스퍼드와 같이 서점에서 책을 훔치다가 적발당해서 경찰에 붙잡히게 된다. 스퍼드는 6개월간 징역을 살게 되고 랜튼은 약 재활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된다. 가까스로 약을 끊은 랜튼은 런던으로 가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취업하고 런던의 생활에 적응하면서 지루한 일생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그 이후에 찾아온 친구들에 의해 약 밀거래에 동참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결국 밀거래가 성공해 많은 돈을 거머쥐게 되지만 이 거래 이후에 약과 연관된 하류인생을 청산하고 싶은 랜튼은 호텔에서 모두 잠든 사이 약을 판 돈을 가지고 도망간다. 

 

"마크 랜튼" 역 이완 맥그리거

   변기에서 약을 찾아 들어가는 장면은 아마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재치 있는 "팝"스러운 표현들이 많이 사용되는데 랜튼이 약을 하고 병원에 실려가는 장면 또한 인상적이다. 당시 배경인 1980년대 후반의 유행하던 이기 팝, 데이빗 보위, 루 리드 등 의 음악이 영화의 OST로 나오고 영국 펑크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스타일 등이 영화를 더 재밌고 화려하게 만들어준다. 이 영화는 감독인 대니 보일과 주연 이완 맥그리거에게 큰 인기를 가져다준 영화이기도 하다.

 

"식 보이" 역 조니 리 밀러  "마크 랜튼" 역 이완 맥그리거  "토미" 역 케빈 맥키드  "스퍼드" 역 이완 브렘너

   명대사 굉장히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오프닝에 나오는 "나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는 대사는 영화 전체를 요약하는 명대사이고 "스코틀랜드는 무슨!! 우리는 지진아 중의 지진아들이야 쓸모없는 쓰레기들이고 비참하고 불쌍한 쓰레기들 말이야 문명이 낳은 사생아!"라는 대사는 여느 약 영화들과는 달리 자학적이고 자신의 위치와 생활에 대해 비관적인 대사이다. 약이나 자신들의 생활을 미화하지 않고 솔직하고 거침없는 표현들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론 이 영화를 처음 본 20대 초반엔 쾌감과 재미, 인생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는 영화였다면 이번 기회에 다시 보았을 땐 암울한 현실에 많이 몰입을 하며 보았다. 갈수록 취업은 힘들고 경제는 안 좋아지고 그 와중에 부자들이 탄생하지만 머나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요즘 위로와 쾌감을 주는 동시에 정신 차리라며 엉덩이를 걷어차 주는 영화지 않나 싶다.

 

   2017년 트레인스포팅의 후속작인 T2: 트레인스포팅 2(2017)가 개봉했습니다. 전작과 같이 대니 보일이 감독을 맡고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니 전작을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보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