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하나비 (1997) 줄거리 결말포함 기타노 다케시

nowiwon 2021. 3. 5. 17:20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하나비 (1997)"

별점 : ★★★★

   "니시"와 "호리베"는 야쿠자 소탕 전문 형사 콤비이자 친한 친구 사이이다. 졸지에 딸을 잃고 아내마저 시한부 인생을 사는 니시. 잠복근무 중 동료들의 호의로 아내 병문안을 가고 그 사이 호리베는 불의의 습격을 받는다. 이로 인해 불구가 된 호리베는 아내에게서조차 버림을 받는다. 한편 니시를 따르던 후배 경찰도 그의 눈앞에서 같은 범인의 총을 맞고 비명횡사한다. 분노한 니시는 그 자리에서 마지막 총알까지 다 퍼부으면서 범인을 죽이고 경찰직을 그만두게 된다. 그림이 삶의 유일한 희망이 돼버린 친구 호리베에게 니시는 그림 재료들을 선물로 보내고 후배 경찰의 미망인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 그러나 아내의 치료비를 고리대금업자로부터 빌렸던 니시는 계속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 경찰 유니폼을 입은 채 은행을 턴다. 다음 날 호리베와 후배 경찰의 미망인, 야쿠자 고리대금업자 각각에게 소포가 배달된다. 호리베는 꽃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의 세계로 빠져들고 니시는 그의 부인과 함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여행을 떠난다. 니시의 행적을 쫓아 야쿠자들과 형사들이 추적을 시작하고 니시를 협박하러 온 야쿠자들은 그의 손에 죽는다. 야쿠자의 보스까지도 바닷가에서 연날리기를 하며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니시를 찾아낸 후배 형사 나까무라는 니시의 부탁으로 잠시 그의 검거를 미루고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뒤를 이어 한없이 조용한 바다 위로 두 발의 총성이 울린다.

 

"니시" 역 기타노 다케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최고 작이라는 평가는 받는 영화이기도 하다. 느와르 장르 특유의 폭력성을 전혀 미화 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그럼과 동시에 감독 특유의 유머를 넣어 인간미를 강조한다. 일명 "기타노 블루"라고 불리는 특유의 푸른빛을 띤 화면은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음악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그림을 통해 인물의 감정과 상태를 표현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호리베의 그림은 한때 경찰이 었으나 지금은 불구가 된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이기도 하고 자신을 버린 가족에 대한 원망이기도 하며 동시에 그리움이기도 하다.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그림이 머릿속에 계속 남았는데 조사해보니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직접 그린 작품 들이라고 한다.

 

"니시" 역 기타노 다케시      "니시의 아내" 역 키시모토 가요코

   전에 리뷰한 "소나티네"와는 달리 기타노 다케시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이후의 영화라 많은 후유증이 담겨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외적으로는 안면의 비대칭으로 인해 다케시의 미묘한 표정이 인상적이지만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도 많이 변화한 것을 느낄수 있다. 전작에서는 죽음이 두렵다는 대사가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하나비에선 가족과 동료들을 위해서 살인과 강도를 저지르고 아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마지막 바다에서 두 발의 총성과 함께 영화가 끝나는 것은 그가 이전과 달리 삶에 미련이 생긴 모습을 보여주며 그 모든 것을 마무리한 후에야 편하게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