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의 "더 헌트 (2012)"
별점 : ★★★☆
한 시골 동네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는 "루카스".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온 고향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강아지 패니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남자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의 평판도 좋아서 그가 출근하자마자 모든 아이들이 그에게 달려들어 장난을 거는 등 평범하고 인간성이 바른 사람이다. 그는 아내와 이혼한 상태로 아들과 양육권 문제로 분쟁이 있었으나 아들이 아버지와 살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유치원에서 새로운 여교사인 '나디아"와의 만남으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한창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다. 한편 루카스의 친구 중 한 명인 "테오"에게는 한창 혈기왕성할 나이의 큰아들 "토스 튼"과 유치원생인 막내딸 "클라라"가 있었는데, 클라라는 금이 많이 그어진 낯선 길을 꺼리며 유치원도 스스로 찾아가지 못하는 등 내성적이고 혼자 놀곤 하는 아이였다. 그녀는 가끔 루카스와 등굣길에 같이 가거나 그의 개와 함께 산책을 즐기곤 하는데, 교사인 동시에 친구의 딸이기에 루카스는 클라라를 몹시 챙겨주며 클라라는 루카스에게 호감을 느낀다. 어느 날 부모님이 집에 없을 때 토스튼이 친구와 함께 아이패드로 음란물을 보며 시시덕거리던 중 방으로 달려가다가 길목에 있던 클라라에게 발기된 남자의 성기와 구강성교를 하고 있는 여성의 사진을 보며주며 "이거 완전 막대기 같지 않냐?"라며 놀리듯이 말하며 지나가고, 후에 클라라가 루카스에 대해 꾸며내는 진술에 영향을 준다. 그 이후 루카스에게 호감이 있던 클라라는 유치원에서 루카스와 놀던 중 그에 입술에다가 키스를 한다. 하지만 루카스는 "입에 키스를 하는 건 엄마랑 아빠랑만 하고 다시는 하지 말라"며 잘 타이른다. 하지만 모든 문제의 시작이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클라라는 밤늦게 부모를 기다리던 중 유치원 원장이 곁에 있을 때 "루카스 선생님 고추는 앞으로 뻗어 있었어요. 막대기처럼"이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들은 원장은 진위 파악을 위해 루카스를 며칠 쉬도록 명하고 클라라와 아동 상담원을 불러 진술함으로써 루카스의 성추행 혐의는 거의 확실시된다. 루카스는 사태 파악에 나서지만 원장과 마을 사람들은 소문은 굳게 믿고 있는 상태였고 경찰에 신고까지 한 상황이었으며 루카스를 역겹게 취급하며 대화를 거부한다. 유치원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루카스는 그 길로 클라라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친구인 테오를 찾아가는데 테오는 혼란해하다가 아무래도 자신의 딸의 말이 맞는 거 같다며 그를 문전박대한다. 그 이후 루카스는 연인인 나디아와도 헤어지게 된다. 앞서 클라라는 엄마한테 그거 다 지어낸 말이었다고 하지만 엄마는 애가 충격을 받아서 그러는 걸로만 생각하고 클라라는 주변인들의 의견을 듣다고 정말로 자기가 루카스에게 나쁜 일을 당했다는 착각까지 하게 된다. 그 후 루카스는 마을 사람들의 경멸스러운 눈초리를 받으며 직장까지 잃는 등 폐인 생활을 한다. 그리고 경찰 조사를 받으러 끌려가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범행 장소는 지하실이라고 증언하였으나 실제로 루카스에 집에는 지하실이 존재하지 않는 등 아이들의 증언이 어른의 말에 유도당하고 기억이 변조되었음을 보여준다. 예상대로 루카스는 무죄로 풀려나지만 집에서 습격을 당하고 강아지 패니가 죽음을 당하기도 하고 마트에서 피투성이가 되도록 얻어맞는 등 무죄 판결에서 사람들의 눈초리는 좋지 않다. 그러던 중 크리스마스가 되고 루카스는 교회에서 테오와 그의 가족들을 만나게 되어 자신의 울분을 토한다. 루카스에게 뭔가 느낀 것이 있었는지 테오는 클라라를 찾아갔다가 클라라의 말에 드디어 사실을 받아들이고 루카스의 집에 찾아가 사죄를 한다. 1년 후 아들의 성인식이 이루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그와 그의 아들을 반기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이후 루카스와 그의 아들은 함께 사냥을 나서는 데 잠시 무리에 떨어져 나온 루카스의 바로 옆에 있던 나무에 누군가 총을 쏜다. 총을 쏜 방향에는 석양을 등진 채 실루엣으로만 보이는 남성이 서 있었고 말없이 재장전을 한 후 루카스를 조용히 겨누다가 돌아간다. 그리고 루카스는 무언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떨구며 영화는 끝이 난다.
결말의 경우 누가 루카스를 쐈느냐며 말이 많은데 사실 누가 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아무리 누명에서 벗어난들 결국 그 상처는 지워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루카스에게 총을 쏘는 누군가 역시 단순히 그를 오인하는 것을 유지하는 사람이 아니라 끝끝내 루카스를 범죄자로 취급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의 이기심이 낳은 끔찍한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범죄는 그냥 하나의 소재일 뿐 영화의 주제와는 별 관련이 없다. 오히려 이 영화의 주제는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그대로 수용하는 대중들이다.
국내에서도 더 헌트의 현실판이라 할 수 있는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조두순 헛지목 사건"이다. 어느 산악회 회원의 사진이 조두순으로 잘못 알려지며 퍼져 나갔고 이로 인해 해당 피해자는 자기를 조두순이라며 사진을 퍼트렸거나 사진에 욕하는 이들을 대량으로 고소해버렸다. 게다가 아직도 이 피해자를 조두순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잖게 있으며 이로 인해 지금도 가끔 조두순 사진이라며 올라갔다가 다른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고 도로 내려가기도 한다. 사실상 현실에서 이 피해자를 길거리에서 본 뒤 진짜 조두순으로 알고 그 자리에서 살해나 테러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어 피해자는 항상 신변이 위험한 상태로 살아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현 사회에 만연하는 "가짜 뉴스" 와도 연결 지어 볼 수 있는 영화인 거 같다. 대중은 이제 여론에 휩쓸려서 누군가를 심판하는 "법관"이 아닌 진실을 분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루카스 같은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말이다. 언젠가 차별 없고 정의로운 사회가 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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