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신문기자 (2019)
별점 : ★★★☆
도쿄의 토우토 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는 "요시오카 에리카"는 한국인 어머니와 자신과 같이 기자였던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는데 아버지 "요시오카 타다시"는 사회의 좋지 않은 부분을 고발하던 기자였는데 내각 정보실이 그의 기사를 오보라고 내몰아 나중에는 그를 자살하게 만들었다. 여하튼 평소와 같이 일하던 요시오카는 의문의 "양" 그림과 대학교의 비리를 고발하는 팩스를 받는다. 그 그림을 보낸 사람을 찾기 위해 칸자키를 취재하려 하나 실패하고 칸자키의 동료인 "스기하라 타쿠미"와 알게 되어 대학비리의 실체를 같이 캐고자 한다. 사실 칸자키는 대학 비리의 책임자였고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자살을 한다. 요시오카는 양 그림을 칸자키가 그린 것으로 추측하고 유족을 찾아가 여러 문서와 "더그웨이 양 사건"이라는 책을 보게 되고 그 대학이 군사적 용도로 대학생들을 양성할 예정이라는 충격적인 사실 또한 알게 된다. 스기하라는 이 사실의 근거를 더 뽑기 위해 내각 정보실의 각종 문서를 뒤져가며 정보를 캔다. 그리고 스기하라는 만약 내각 정보실에서 오보라는 반박 기사를 낼 시 자신의 이름을 내걸어도 된다는 허가를 내준다. 이후 토우토 신문을 "대학 비리 스캔들"에 관한 기사를 내게 되고 당연히 내각 정보실에선 오보라고 말한다. 그 이후 스기하라는 자신의 상사에게 불려 가 협박과 회유를 받게 되고 그 이후 밖으로 나온 스기하라는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그를 찾던 요시오카와 결국 만나게 되지만 요시오카의 부름에 스기하라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작품을 알게된 계기를 이 작품이 일본 아카데미상의 여우주연상은 "심은경"이 받았다는 것이었다.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이었어서 바로 작품을 찾아보았는데 일본에서 흔치 않은 정치적인 소재의 영화이기도 하며 당시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영화라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일본은 지나친 우경화와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 아베 신조와 자민당 정권이 독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당시 정권을 공격하는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에 말이다. 그리고 동시에 정부 비판적인 영화이기도 하지만 언론의 자가 성찰을 촉구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거대한 부패권력과 싸울 경우 이에 맞서 싸워야 하는 언론이 그 권력에 굴복해 권력의 나팔수를 자임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기반성의 내용 또한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엔딩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스기하라는 자신의 이름을 걸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굳은 결심을 다졌었는데 마지막에 상사의 협박을 받은 스기하라는 다시 예전의 침묵을 하던 자신으로 되돌아간다. 흔히 영화에서는 각성한 개인이 부패한 권력을 심판하기 위해 용감하게 나서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 영화의 결말은 어찌 보면 관객에게는 다소 힘이 빠지는 결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엔딩이야 말로 권력이 개인을 어떻게 지배하는지, 그 권력 앞에서 개인은 얼마나 연약하고 무력한 존재인지, 알려주는 영화라 생각된다.
사실 이 영화를 단순히 일본의 일이 아닌 우리나라에도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사회적으로 영화와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흔히 현실에 기반한 영화를 만들 때 조금 더 과장을 시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젠 오히려 현실이 더 영화 같고 충격적이며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르지만 정당한 세상이 언젠간 꼭 오기를 마음속 깊이 바라게 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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