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이야기

영화 언어의 정원 (2013) 줄거리 결말포함 신카이 마코토

nowiwon 2021. 2. 24. 22:19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언어의 정원 (2013)"

별점  -  ★★★☆

 

   "아키즈키 타카오"는 15살의 고등학교 1학년으로 비가 오는 날이면 도심의 정원으로 구두를 스케치하러 간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유키노 유카리"라는 여인과 정원에서 만나게 되고 예상치 못한 만남은 비가 오는 날이면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걷는 법을 잊어버린 그녀를 위해 타카오는 구두를 만들어 주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타카오는 유키노가 자신의 "고등학교 선생님"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유키노가 겪은 "아픈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다시 처음 만난 정원에서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만 갑자기 몰아 치는 소나기로 인해 유키노의 집으로 비를 피하게 된다. 두 사람은 집에서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마음속으로 독백한다. 그 이후 타카오는 유키노에게 마음을 고백하지만 그녀는 에둘러 대답을 하고 그 대답에 실망한 타카오는 지금까지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가 떠난 거실에서 자신은 자책하던 유키노는 타카오와의 좋은 추억을 되뇌이며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이내 그녀는 일어나 타카오는 찾아 집을 나서 곧장 계단으로 달려간다. 계단에서 유키노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던 타카오는 계단으로 내려온 유키노를 보고 울면서 자신의 감정을 얘기한다. 그의 말에 감정이 북받친 유키노는 타카오에게 달려가 품에 안겨 펑펑 눈물을 흘린다. 이윽고 비가 개어 하늘 사이로 햇살이 그들에게 비춘다.

 

"아카즈키 타카오" 목소리 역 이리노 미유
"유키노 유카리" 목소리 역 하나자와 카나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부분은 "시"로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우렛소리 희미하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면 그대 붙잡으련만"이라는 유키노의 시에 타카오는 "우렛소리 희미하고 비가 오지 않아도 나는 여기에 머무르오 그대 가지 마라 하시면"이라는 답가를 남긴다. 

 

   "언어의 정원"의 세세한 묘사와 작화 퀄리티, 빛의 처리는 부정적인 여지가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여름 특유의 녹음이 담긴 색채와 빗소리가 잘 어우러져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관객의 입장에선 마음이 편안해진다. 감독의 인물 작화 또한 이전 작품들 과는 다른 느낌은 주는데 인물의 그림체가 훨씬 더 사실적이고 세세하게 변화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유키노 유카리" 목소리 역 하나자와 카나

   개인적으론 남녀의 심경이 이야기의 주를 이루지만 자신을 둘러싼 절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그린 "성장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이후에 이어지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변화를 가져다준 고마운 존재라는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는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고 기다려줄 만큼 부드러운 곳이 아니다. 어쩌면 그것을 가장 잘 아는 두 사람이기에 서로 고마움을 느끼지 않나 생각한다. 안일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나타나 줬으면 하는 불쌍한 마음이 든다.

   이 영화는 소설판과 만화판도 있습니다.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뒷이야기나 세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